학교와 행정이야기

작아서 행복한 학교, 일 맛 나는 일터

단재21 2010. 6. 30. 12:36

 

작아서 행복한 학교, 일 맛 나는 일터

- 소통과 교감이 있는 작은 학교 이야기 -


  아침 8시 20분이면 아이들은 교실에서 자습을 하고 성적이 뒤처지는 아이는 선생님의 특별 지도를 받아야 한다. 아침에 재잘대며 노는 아이들의 목소리를 학교에서 듣기는 쉽지 않다.

 오후 3시쯤에 수업을 마치면 방과후학교로 교과학습도 해야 한다. 여기다 성적이 뒤처지는 아이는 담임의 특별지도까지 따로 받아야 한다.

 아이들의 성적 올리기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오후 4시 넘어서까지 학교에서 성적 올리기를 마친 아이들은 다시 학원으로 발길을 옮겨야 한다.

 학교로 학원으로 아이들은 입시와 성적이라는 지옥에 빠져 허우적거리고 있다. 덩달아 학부모는 사교육비 몸살을 앓아야 한다.

 MB정부가 들어서고 성적위주의 귀족교육이 아주 심해지면서 생긴 우리나라 초등학교 교육의 현실이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진보교육감이 6개 시도교육청에서 자리를 잡았다. 진보교육감의 손을 들어 준 국민들은 무상급식과 함께 귀족교육이 아닌 평등교육을, 성적 위주 교육이 아닌 참된 교육을 바라고 있다.


  책『작은 학교 행복한 아이들』은 우리 국민들의 교육에 대한 바람인 평등교육, 참된 교육이 학교 현장에서 어떻게 실현될 수 있을지 보여준다.  

책은 작은 학교들이 걸어온 희망과 고민의 시간을 담담히 담아내고 있다. 남한산초, 거산초, 삼우초, 금성초, 상주남부초, 세월초, 별량초 송산분교장까지 공교육 안에서 참된 교육을 찾아 희망을 열고 있는 일곱 학교의 모습을 고스란히 펼쳐 보인다.

 왜 새로운 학교를 꿈꾸게 되었는지, 어떻게 학교를 일구어 나갔는지, 어떤 성과를 이루었고, 그 과정에서 어떤 어려움을 겪었는지 보여준다.

“교사들은 모든 아이들의 이름을 다 알고 있다. 집안 형편이나 부모의 형편, 성향, 아이의 성격이나 특징, 학습발당 상태까지 두루 안다. 한 아이의 문제가 전체 교사회의에서 중요한 의제로 다루어지기도 하고 학부모들도 끊임없이 모여서 교육을 이야기 한다.

 작은 학교에는 땡볕아래 몇 십 분씩 열중쉬어 자세로 교장 선생님의 훈화를 들어야 하는 조회가 없다. 아이들은 불필요한 행사에 시달리지도 않는다.

 아이들은 매일 숲을 천천히 걷고 자세히 보거나 느끼면서 오감을 통해 자연과 교감한다. 아이들과 자연의 교감은 아름다운 글이 되기도 하고 다양한 표현으로 바뀐다.

 아이들은 체험을 통한 공부에 관심과 흥미를 가지고 참여한다. 흥미가 높을수록 만족도와 성취감이 높아진다. 아이들 속에 잠재된 재능이 속속 드러난다. 

 교과 학습 능력이 부진한 아이들은 다른 활동도 역시 부진한 경우가 많다. 교과학습을 통해 만들어진 학습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모든 영역으로 확산되면서 자신감을 빼앗긴 탓이다. 그랬던 아이들이 놀이와 체험 활동을 통해 잠재된 능력을 토해 낸다.  

 교사들은 아이들의 느낌과 정서를 이해하고 아이들이 스스로 학교와 교사와 친구들에게 존중받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한다. “『작은 학교 행복한 아이들』에서 펼쳐지는 작은 학교의 모습이다.

  핀란드는 아이들의 성적도 최고일뿐더러 공부에 대한 아이들의 만족도 최고인 나라다. 이런 핀란드에는 우리나라와 같은 거대 학교가 없고 이 사실을 아는 우리나라 사람은 많지 않다.

 아직도 우리나라 사람들 다수는 거대 학교에서 수많은 경쟁을 뚫고 입신출세하는 것이 개인의 행복한 삶을 보장받는 길이라 생각한다. 또 이것을 잘 수행해야 좋은 학교이고 큰 학교라야 경쟁에서 이긴다는 환상을 가지고 있다.

 책『작은 학교 행복한 아이들』은 이런 우리 현실에 ‘학교는 아이들에게 무엇인가?’ ‘아이들은 왜 학교에 다녀야 하는가?’ ‘아이들이 학교에서 행복하게 공부할 수는 없는가? 라는 질문을 던진다.


  그런데 이 책을 보며 느낀 아쉬움이 있다.

 학교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일할 맛이 나고 행복해 지기 위해서 작은 학교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는 왜 고민하지 못할까? 함께 일하는 사람이 행복해야 작은 학교 운동도 꾸준히 이어질 수 있을 텐데......

 학교 현장에는 다수의 교사 외에도 여러 직종의 공무원과 비정규직이 함께 교직원으로 일하고 있다. 서로 업무 성격이 다르다보니 크고 작은 갈등이 있다. 큰 학교일수록 서로 대화할 시간이 더 적을 수밖에 없어서 눈에 보이거나 보이지 않는 갈등이 더 많다.

 작은 학교일수록 서로 대화하고 소통할 수 있는 장을 열기가 보다 쉽기 마련이므로 작은 학교는 아이들에게도 행복한 학교, 교직원에게도 좋은 일터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작은 학교 행복한 아이들』이 내게 던진 물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