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은 교육청본부 자유게시판 이어 글쓰기 다섯번째 정창수님의 글입니다.)
저는 결혼 3년차이고 이제 10개월된 딸이 있습니다. 딸 이름은 예담이입니다. 몇몇 분들이 교회 다니냐고 묻는데 교회는 안 다닙니다. 예담이는 작년 8월에 태어났는데 엄마와 함께 고생을 많이 했습니다. 태어날 당시 1.5kg으로 약 20일 동안 인큐베이터에서 자랐습니다. 그래서 처음엔 걱정을 많이 했는데 지금은 정상 체중에 가깝고 감기 한 번 없이 잘 커고 있습니다.
집사람도 학교에 적을 두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린 맞벌이 부부입니다. 육아 휴직을 쓰지 않고 근무를 하고 있습니다. 예담이 보육 문제 때문에 상당히 고민했습니다. 양가 모두 애를 봐 줄 처지가 안돼 부득이하게 좋은 분을 구했습니다. 제가 출퇴근시 맡기고 데려가고 합니다.
예담이는 분유를 먹지 않고 모유와 이유식을 먹습니다. 분유는 젖병을 빨지 않으려고 해서 포기했습니다. 그래서 엄마가 직장에 있는 동안은 이유식을 먹고, 엄마가 함께 있으면 모유를 먹습니다. 오후 9시쯤 자고 아침 6시쯤이면 일어납니다. 간혹은 새벽 5시에도 일어납니다.(오늘도 5시에 일어나서 깨우는 바람에 우연히 한-나이지리아 축구를 후반 10분정도 봤습니다) 자는 동안 2-3번의 수유를 하곤 합니다. 놀토도 그렇고 휴일도 그렇습니다. 부모가 늦잠 자는 것을 용서하지 않습니다. 왜 게으름 피냐고 난리 칩니다.
예담이가 커 갈수록 손이 많이 갑니다. 탁자나 서랍 등을 잡고 일어서고 옆으로 걷기도 합니다. 간혹 꽈~당 하고 뒤로 넘어지기도 하구요. 그리고 기는 것도 얼마나 능숙한지 잠시만 한 눈을 팔면 베란다나 주방으로 가서 장난을 치고 있습니다. 이 때 아이들이 다 그런지 호기심은 얼마나 충만한지 모든 물건은 전부 자기꺼랍니다. 하여튼 이제는 어른 한 명이 전담해야 할 상황입니다.
예담이가 점점 커가면서 저와 집사람은 암묵적으로 업무 분장을 했습니다. 예담이는 집사람이 보고, 반찬 및 이유식 만드는 건 제가 하고 밥도 제가 앉히고 밥상도 제가 세팅하고 하여튼 주방 쪽은 제가 하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지난 3월부터 6월 까지는 집사람이 출산시 고혈압이 있어 식사 조절을 한다고 둘 다 급식을 하지 않고 도시락을 싸서 다녔습니다. 물론 제가 전담한다고 해서 집사람이 전혀 안하는 건 아니고 저도 빨래나 청소 등을 가끔 하기도 합니다.
어쨌든 제 나름으로는 육아와 가사의 1/2을 분담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최대한 집사람 일을 도와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집사람은 항상 불만입니다. 예담이 보는 것도 힘들고 집안일 하기도 힘들다고 늘 투덜 됩니다. 제가 볼 때는 잠 많은 집사람이 밤에 두 세 번 일어나 수유하는 건 참 힘들겠다고 인정합니다. 그 외의 일은 저도 똑같이 하고 있으니깐 집사람이 힘들다고 하면 저도 힘들 거든요. 사실 집안일 하는 게 결코 쉬운 일은 아닙니다. 저녁에 회식 참석 못한지 한 참 됐고, 술자리 참석도 거의 못하고 있습니다. 거기다가 노조 간부로서 노조 회의는 물론 휴일 집회도 올해는 거의 가지 못했습니다.
하여튼 육아를 하고 가사 노동을 하는 데 있어 아무리 남편들이 도와준다 해도 분명히 여성들에게 그 몫이 많이 돌아갈 겁니다. 그렇지만 최근에는 남편들도 생각이 많이 바뀌어 도와주는게(도와준다는 의미는 내 일이 아닌데 마음을 써 함께 해준다는 의미겠죠? 가사와 육아는 분담이 맞는 것 같습니다) 아니라 분담하는 것 같습니다. 특히 맞벌이 부부 같은 경우는 똑같이 근무하고 똑같이 월급 받고 똑같이 스트레스 받으니깐 가사와 육아도 함께 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각설하고 조합원 여러분 !
이제는 남자 여자 성별 가리지 말고 집안일 그리고 아이들 키우는 것 모두 함께 합시다. 그것이 이 시대의 남자의 자격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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